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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WELL SOON..

diary/일상 2007. 8. 22. 00:21

오후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언니의 급한 전화를 받고 엄마가 입원해 계시는 루터란 병원엘 다녀왔습니다..하루종일 가게 이전문제로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새 가게에 카펫 깔고 항공으로 들어오는 물건 받고..점심 먹을 시간도 놓쳐 밥도 못먹어 급하게 집에 들러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서둘러 병원으로 갔습니다.. 도대체 엄마에게 무슨일이 있기에...

지난 토요일밤..널싱홈에서 주무시다 갑자기 심장박동이 약해지셔서 만86세이신 어머니는 응급으로 루터란 병원에 입원하셨는데..가족들이 연락을 받고 달려갔을때는 이미 필요한 조치를 병원측에서 다 취해놔 어머니는 어린아이마냥 쿨쿨 주무시고 계셨답니다.. 응급으로 심장에 배러리를 달아 심장이 잘 뛸수 있도록 해놓았다고..모든 수치들이 낮아 하룻밤 지켜봐야한다고 하며 닥터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가족들이 함께 어떻게 해야할지 상의를 해서 알려달라고까지 했지요..

갑자기 심장이 멈추면 4가지 시도를 할텐데..그것을 모두 원하는지 그런거였는데..그 말을 듣는 순간..혹시 엄마가 작년 아버지 돌아가실때처럼 우리에게 바이도 하지않고 하늘나라로 가시는건 아닌지 염려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조이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룻밤을 보내고..주일예배후 다시 병원엘 가보니 어머니께서는 얼마나 강건한 모습으로 말씀을 하시며 앉아계셨는지..배러리를 뽑을까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손이 묶여있는 채였지만..다시 일어나 앉아 이것 저것 챙기시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엄마..인사도 못하고 헤어지는줄 알았어..."

그런데 오늘 병원에서 연락이 온것은 엄마가 손이 묶여있는걸 너무 싫어해서 가족이 누가 와서 달래주기를 바란다는 거였지요..가보니 엄마는 화가 무진장 나서 완전히 흥분상태가 되었고, 어서 엄마가 계신곳으로 가고 싶어서 난리가 났습니다..절 보더니 반가워하시면서 이사람들이 아프지도 않은데 날 묶어두고 꼼짝을 못하게 한다며 말좀 해달라고..부들 부들 떠는 엄마를 가까스로 진정을 시키고..간호사에게 말을 했습니다. 손 풀어주면 안되냐고.. 이제 좋아져서 배러리를 떼버렸는데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목 부분에 꽂아놓은 튜브를 뽑아버릴까봐 걱정이 되어 엄마를 묶어두고 있는거였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엄마가 불편해하고 손을 풀어달라고 하여 오빠가 두시간가량을 달래놓고 가셨다고 하는데 다시 또 화가 나신거였지요.. 화장실도 맘대로 못가고 말도 안통하니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 화를 내셨을까 생각하니 자식이면서 엄마의 병실을 하루종일 지키지 못하는게 마음이 너무 아파왔습니다.

간호사들이 손을 풀자마자 화장실 가고 싶은것을 참았다면서 볼일을 보시고 약간 어지러워하시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움직이시는 엄마를 보면서 참 감사했습니다.. 정신이 말짱하신 어머니시니..뭐든 마음대로 하셔야하는데 말도 안통하니 힘이 드시는건 당연했습니다. 3시간 정도 어머니 얘기도 들어드리고 저녁도 같이 먹고 있다가 조카 수현이와 교대를 하였습니다. 오늘 밤만 무사하면 내일아침이면 튜브를 뺀다고 합니다..어머니가 어서 좋아지셔서 예전처럼 어머니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우며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고 매주일 함께 예배드리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퇴원하시면 어머니가 더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더욱 느낀것은..이젠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준비를 해야겠다 였습니다. 작년에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신후..가끔 엄마랑 대화가운데..엄마.. 천국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엄마가 그곳에서 살집은 어떻게 생겼을까..하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곤 하였는데..이젠 좀 더 자주 엄마에게 들러서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밤새 안녕이란 말을 이렇게 절실히 실감한적도 없는듯 합니다.

주님.. 울 엄마.........아주 평안하게 고통없이 주무시듯 하늘나라 갈 수있도록 축복해주세요..

Posted by 에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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