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8시경.. 워싱턴 디시로 3박4일동안 여행을 갔던 예슬이가 돌아왔다.
우리 예슬이는 여행가는 날부터 집에 전화를 자주 하더니 마지막날은 결국 셀폰이 배러리가 나가 친구의 전화를 빌려 쓰면서까지 계속 우리에게 연락을 해주었다. 그렇게 자주 전화를 해주는 예슬이를 보면서 참 고맙고 이뻤다..
카메라랑 셀폰을 챙겨주었지만..설마 배러리가 없어질 정도로 사진을 찍거나 전화를 하겠나싶었다. 작년에 다솜이를 보낸 경험이 있어서 ..굳이 차징하는 것들을 안 챙겨보내었는데..카메라도 셀폰도 모두 배러리가 나가버려 제대로 자기가 찍고 싶은것들은 못찍고 돌아오게 된듯하여 마음이 좀 미안했다..큰 아이는 큰 아이여서 뭐든 자기가 잘 알아서 한다고 생각했고.. 작은 애는 작은 애라 큰 애보다는 좀 칠칠맞을거라 생각했다.. 뭐 그동안 집에서 해오는 것을 봐도..그런데 우리 예슬이 우리가 예상한 것을 초월하여 훨씬 차분하게 더 잘 챙기고 즐겁게 잘 지내다 온듯하여 놀랬다..
에어포트에 간다며 버스를 타서 전화하고..에어포트라며 전화하고..도착했다고 이젠 호텔이라고 전화하고..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화하고..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시간만 나면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기의 안부와 현재 위치를 전해주는 예슬이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다솜인 자기전이나 하루에 겨우 한번 전화해서 그게 당연하다 느끼고 별 마음에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예슬이의 하는 행동을 대하면서 참 고마운 마음이었다. 엄마 아빠가 힘들게 보내주는 여행에 대해 우리 아이가 감사하는 마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별히 여행중 들린 상점들에서 온 가족의 선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것도 고가의 물건들로 잘 사온 예슬이를 보면서 가슴이 다 뭉클했다..저 쓰라고 준 돈인데..아빠를 위해서 지났지만 멋진 팝업 생일카드를 사오고 워싱턴 디시가 그려진 컵이며..엄마에게는 엄마가 콜렉트하는 냉장고 홀더를 세개나 골라왔다. 바다를 위해서는 워싱턴 디시 티셔츠랑 아주 작은 소리나는 비행기와 친한 친구에게 주기위한 작은 선물까지 골랐지만 정작 자기껀 하나도 안사왔다.
작년에 다솜이가 자기를 위해 이것 저것 좋아하는걸 다 사온거랑은 정말 다르다.. 물론 다솜이는 니가 필요하고 원하는것을 사라고 주었으니 거기에 맞게 용돈을 사용한것이었고.. 예슬이도 다솜이에게 말했듯이 니가 사고 싶은것을 사는데 쓰라고 돈을 챙겨준것이기 때문에 굳이 엄마 아빠것을 안챙겨도 됐었는데.. 자기건 하나도 안사고 부모와 동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느껴지니..정말 눈물나게 고마웠다.
그동안 언니 그늘밑에서 싸우기 싫어 언니 뜻을 존중하여 고분 고분 살아온 예슬이..
우리 눈에 다솜이가 다 알아서 하고 예슬이는 그저 언니를 잘 따라서 하는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공부면에서도 언니보다 뒤쳐져 어떻게 보면 다솜이보다는 예슬이 걱정을 참 많이 했던것 같다. 물론 아이의 마음 씀씀이가 어느 누구보다 예쁘고 귀하다는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이번 워싱턴 디시 여행을 통해 다시 새롭게 예슬이를 발견하게 된것에 참 감사한 마음이다..
뭐든 물어보고 순종하는 예슬이..
때론 귀찮아서 니가 좀 알아서 해라..하고 말했던게 미안해진다.
하나님께서 내게 이렇게 순종하고 착한 아이를 선물로 주셨는데..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것이 너무 가슴아파온다..아이의 성품이나 습성을 잘 헤아려 아이에 맞게 지혜롭게 잘 도와줘야 할텐데.. 그렇게 못 키운것이 속상하다. 나름대로 한다고 하였지만.. 그게 하나님의 지혜라기보다는 내 생각과 내 감정이 많았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예슬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내려주시는 축복을 이제야 깨닫는다..
지난 주일 설교말씀에 다윗은 뭐든 하나님께 묻고 행하여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누렸다고 했다. 나도 예슬이가 부모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부모된 나를 기쁘게 해준것 처럼.. 절대 귀찮아하지않고 내 전화를 기다리는 하나님께 더 자주 전화하여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