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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잠깐 시간을 내서..날이 추워지면서 교회에 오지 못하시는 엄마를 뵈러 다녀왔습니다. 여름부터 바빠져서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하는데 가끔 만나뵈러 가면 자식 걱정이 먼저이신 어머니는.. 늘 하시는 말씀이.."다른거 다 없어도 건강만 하면  된다..그러니 건강 돌보면서 일하거라.." 하십니다.

우리 어머니는 우리집 바로 근처 햄튼 널싱홈에서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사십니다. 작년 가을 아버지께서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고 난후..몸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널싱홈으로 모셨는데..그곳에서 건강을 회복하시고 어머니의 말씀처럼 자식들보다 더 잘해준다는 널싱홈에서 마시막 남은 생을 보내시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어머니를 널싱홈으로 모시는곳이 너무 죄송하고 잘못한다 생각해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어머니가 그곳에서 어머니보다 몸이 불편하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면서 행복해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매주일 어머니를 교회에서 만나면 "천국이 따로 없어..먼저 간 니 아부지가 불쌍할 정도란다.."하시며 그곳 생활에 만족해하시는것을 보고 처음엔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저렇게 말씀하시는건 아닌가 싶었습니다..하지만 일년 가까이 어머니의 생활을 지켜보고 그곳 관계자 여러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어머니는 정말 하루 하루 기쁘게 살고 계심을 알 수 있었지요.

우리 어머니는 올해 87세이십니다.. 이제 새해가 되면 88세가 되겠네요..^^ 연세가 좀 있으시지만 아직도 정정하시고 허리도 곧게 쭉 펴시고 종종 잘 걸어 다니십니다. 혈압도 있으시고 올 여름엔 심장박동이 갑자기 떨어져 응급으로 병원에 실려가 심장에 피스메이커를 달기도 하셨지만.. 사람들과 잘 지내시고 아줌마들처럼 아직도 얘기하는것을 좋아하십니다. 막내인 제가 찾아가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냉장고에 맛있는거 세이브 해 놓으셨다가 한보따리 싸주시기도 하고..같이 엄마 침대에 누워 오손 도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오기도 하는데..자주 못가서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엄마..자주 못와서 미안해..하면 그런 걱정 말라시는 우리 어머니..널싱홈이라 요즘 같은 시즌에는 여러군데서 콘서트도 열어주고 재미있게 쇼를 해주어 매일 매일 바쁘고 즐겁다고 하십니다. 하루에 세번의 예배를 드리고 시간 시간 치매방지를 위한 게임들을 하면서 나처럼 마음 편하게 사는 사람도 없으니 너나 잘 살아라 하시는 우리 어머니..

며칠전..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널싱홈에서 같이 살고 계시는 이웃분들에게 입고 자랑하라고 크리스마스 옷을 사드렸습니다. 항상 몸에 딱 맞는 옷보다는 약간 사이즈가 넉넉한 옷을 입으시기에 XL 를 골랐는데..티셔츠는 너무 팔이 길어서 다시 교환해서 오늘 가져다 드렸더니..입어보시며 딱 맞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나이가 드실수록 어린 아이처럼 알록 달록한 옷을 좋아하시는 우리 어머니.. 피부가 하얘서 빨강이 참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입고 다니면 친구들이 다들 부러워한다며 좋아하시는 우리 어머니..건강하게 오래 오래 곁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에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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