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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8 늦둥이 12

늦둥이

diary/예배/나눔 2008. 2. 8. 07:59
어머니는 오랜 세월..이민오시기 전까지 새벽제단을 쌓으셨습니다..새벽 기도가 끝이 난후..집에 오시면 자고있는 나를 깨워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다른 형제들은 모두 서울에 있고 시골엔 어린 저밖에 없어서 비어있는 방들이 있었습니다..방 하나에 도시에서 오신 전도사님이 사셨는데 그 전도사님이 우리집에 사시는 동안 (약 2년정도) 가정예배를 드리셨던것 같습니다.


전 아침 잠이 참 많습니다. 요즘엔 나이가 든 탓인지 눈이 떠져 잠을 더 못자지만..예전엔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그렇게 아침잠을 잤습니다..그런 잠꾸러기 딸을 깨우기에 도가 트셨던 어머니는 늘 먹는 흉내를 내시곤 하였는데.. 제가 초등학교 1,2학년 쯤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맛있는것을 먹는 흉내를 내시면 어김없이 속아.. 일어나 예배를 드리곤 하였고..못 일어나는 날이면 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채로..그냥 예배를 드리곤 했었습니다. 그때일을 지금도 어머니랑 앉아서 얘기를 하며 웃습니다. 제가 그렇게 먹을것을 좋아했었나? 싶어서요..ㅎㅎ


그리고 난 후..아침을 만들고 일상생활을 시작하시던 우리 어머니..이런 어머니밑에 태어나게 된 것이 철이 든 이제야 저는 감사합니다.


큰 오빠 작은 오빠는 초등학교때부터 서울로 올려보냈지만..저는 막내인데다..늦둥이라 어머니가 빨리 올려보내고 싶지 않으셔서 시골에서 중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고등학교부터 서울에서 다니게 되었지요.


언니나 오빠들은 어려웠을때라 자라면서 집안일을 도와야 했지만..저는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컸던것 같습니다..^^; 그저 잘한게 있다면 방과후면 아버지를 도와 가게일을 도와주는거였지요..제가 집에 오면 아버지는 마실을 가시기도 하고..낮잠도 주무셨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제가 이뻐 서울에서 내려와 같이 살고 있는 큰언니가 내가 아무것도 안한다고 혼내면 오히려 내편을 들면서 막내때문에 우리가 가게도 한결 쉽게 꾸려가는데 왜 혼내냐며 언니에게 그러지말라고 하셨지요.


큰 언니랑 나는 나이차이가 22살 입니다. 언니는 급성뇌막염으로 기억을 잃었습니다. 어린시절 기억과 서울에서 양장점을 운영했던 기억은 하는데..기억 못하는게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는게 22살이나 많은 언니인데도 철없는 저하고 비슷하여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안하는 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이것 저것 일을 많이 시킬려고 했는데..저는 어머니 빽을 믿고 미꾸러지처럼 잘 도망다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


우리집에서 처음 예수를 믿었던 큰 언니..언니는 우리 집안의 처음 열매라고 할 수있습니다..그런 큰 언니때문이라도 어머니는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았던것 같습니다. 처음엔 상태가 많이 안좋았던 언니도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할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어렸을적 서울에 있는 오빠나 언니를 방문하기 위해 시골에서 나는 특산물들을 보따리 보따리 싸들고 고속버스를 타면 늘 듣는 말이 있었습니다. "할머니..손녀가 참 이뻐요" 그러면 난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얼굴이 빨개지며 엄마 옆에서 저만큼 떨어져서 앉아있곤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가 소풍에 따라온다고 하면 싫어서 오지 말라고 했던 기억도 납니다.. 가끔은 다른 엄마들은 모두 젊은데 왜 엄마만 얼굴에 주름도 많고 늙었느냐며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도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난 참 버릇없는 막내였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엄마가 널 늦게 나서 그러지 않느냐며 웃으셨습니다.


그런 제가 어머니를 닮아 늦둥이 바다를 낳았습니다..우리 바다는 큰 누나와 띠동갑입니다. 아이가 많이 있는걸 좋아는 하지만 포기하고 있었는데 임신을 하여 처음엔 좀 당황했습니다..하지만 바다가 태어나고 주는 기쁨이 참으로 커서 얼마나 감사함으로 키우는지 모릅니다.


우리 부모님도 저를 그렇게 키우셨던것 같습니다..처음에 임신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유산하라고 하셨지만 어머니는 생명을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며 못하셨다고 해요. 아버지 살아계실때..제가 부모님께 좀 잘해드리면 저를 앞에 두고 어머니가 아버지께 이렇게 농담하신적도 있으셨지요..그때 유산시켰으면 어쩔뻔 했느냐고..이렇게 귀한 자식인데..하면서 두분이 웃으셨습니다.


제가 태어났을때는 집안도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고..어머니가 그렇게 옛날처럼 농사일에 매달리지 않으셨던것 같아요.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때 은퇴를 하셨는데..우리집에서 언니나 오빠들은 아버지를 어려워하는데..저는 아버지께 반말로 얘기도 하고 애교를 떠는 유일한 자식이었던듯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힘든 미국생활을 하실때에도 다른 형제들에게 말 못하는것을 저한테는 하셨습니다..그런 아버지께 살아생전 더 잘해드리지 못한게 아직도 마음 아픕니다. 어머니께라도 잘해야하는데.... 저 살기 바빠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는 불효자입니다.



Posted by 에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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